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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의 '전시행정' 피해는 1호선 승객
군포·금천구청 대피선 설계 잘못돼, 승객 혼란만 가중
장병극 기자   |   2020-01-14

[국토매일-장병극 기자] 청량리-천안 간 1호선(경부선) 급행전철 확대 이후 폭증한 민원이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는 모양새다. 국토부와 한국철도가 시간표 재개정 작업에 착수해 출·퇴근 시간 일반열차 투입을 증대했지만, 안정화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국토부가 경부선 일부 역에만 대피선만 건설해놓고, 1호선 전 구간의 선로용량은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무리하게 ‘급행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애당초 대피선 설계부터 잘못되었다는 주장까지 제기되고 있다.

 

◆ 국토부, ‘급행전철’ 대대적 홍보...돌아온 것은 민원 세례

 

국토부는 2018년 7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254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군포역과 금천구청역 등 경부선 2개 역에 대피선을 신설하고, 지난달 30일(목)부터 본격적으로 1호선(경부선) 급행전철을 확대·운영했다.

 

당초 국토부는 기존에 배차간격이 일정치 않았던 경부선 급행열차의 운행횟수를 2배로 늘리고, 서울 도심 내부까지 연장해 30분 단위로 일정하게 운행시켜 경기 남부권 등 수도권 외곽에서 서울 도심으로의 접근성이 향상될 수 있을 것이라고 홍보했다.

 

또한, 환승수요가 많은 금정역, 성균관대역 등에도 급행전철이 정차하게 되어 수송률을 분담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 이번 개편과는 무관한 서울교통공사 민원게시판에도 1호선 시간 개편 및 열차 지연 운행 등과 관련한 민원이 쏟아지고 있다. (=서울교통공사 홈페이지 캡처, 검색명 '1호선')     © 국토매일

 

하지만 경부선 급행전철 확대 운행 직후부터 시민들의 민원이 폭주했다. 국토부·한국철도뿐만 아니라 이번 개편과는 무관한 서울교통공사까지 열차 운행 변경에 따른 불편함을 개선하라는 민원 세례를 맞고 있는 상황이다.

 

경부선 급행열차가 확대되면서 경원선 광운대 이북 구간 등을 비롯해 경부·경인선의 경우에도 일반 열차의 운행이 줄어들게 되었고, 출·퇴근 시간대 일반열차의 배차간격이 최대 15~20분 이상 늘어나면서 오히려 이용객의 불편이 가중되었다.

 

여기에 개편된 시각표에 따라 전철이 정시 운행을 하지 못하고, 연쇄 지연되는 등 1호선 열차 운행이 안정화되지 못한 것도 한몫했다.

 

◆ 군포·금천구청역 대피선 설치, 애초 설계 잘못돼

 

더욱 심각한 것은 속도 향상을 위해 도입된 급행전철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데 있다.

 

천안에서 서울역까지 통근을 하는 승객 A씨는 “기존에 서울역에서 발착하는 경부급행전철을 이용할 때는 운행 횟수가 많은 편은 아니었지만 속도만큼은 빨랐는데 이번에 도입된 급행전철은 완행(일반)전철보다도 늦게 도착할 때가 있었다”면서 분통을 터트렸다.

 

본지가 취재한 결과 현재 군포역과 금천구청역에 설치된 대피선은 급행열차를 먼저 보내기 위한 일반열차 대피용이 아닌, 급행열차가 일반열차의 추월용도로 사용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이 경우 군포역과 금천구청역에서 급행열차가 대피선을 이용해 일반열차를 추월하도록 고속에 대응할 수 있는 분기기가 설치되어야 한다. 하지만 현재 시공된 편개형 분기기(주된 선로에서 다른 선로가 가지를 쳐서 나가는 분기기)는 통과 제한 속도가 40km/h에 불과하다.

 

▲ 2010~2011년 국토부 철도국 주관, 한국교통연구원에서 수행한 '광역철도 운영체계 개선 및 급행화 방안 연구'  중 군포역 대피선 신설안 내용. 본지 확인 결과 검토 1안이 채택돼 이를 수정, 적용했다.     © 국토매일

 

궤도업체에서 일하는 B씨는 “급행전철이 최소한의 속도를 낼 수 있도록 본선(경부2선)으로 운행할 수 있도록 설계하거나, 기존 운행 구간이라 본선에 진입할 수 있도록 설계할 수 없었다면 적어도 F15급(통과속도 55km/h) 이상의 분기기를 사용해야 하는데 F10 내외의 일반 분기기를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일반 분기기를 사용해 급행열차가 대피선으로 추월하도록 설계할 경우 통과속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고, 연쇄 지연이 발생하게 된다”며, “선로용량을 고려하지 않고 급행전철을 청량리까지 투입한 것도 문제지만, 대피선 설계에도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국토부가 성과에 치중해 무리하게 경부선 급행전철을 운영한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B씨는 “GTX 사업 등이 예상보다 사업 진행이 더딘 상황에서, 수도권 외곽에서 빠르게 도심으로 진입이 가능하도록 ‘급행’교통체계를 도입하겠다는 정책적 목표를 섣불리 기존 경부선에 적용한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 한국철도, 시간표 재개정...안정화 시간 걸릴 듯

 

한국철도는 급행전철 확대운행 이후 이용객들의 불만이 급증하자 임시로 시각표 개정에 착수했다. 광운대-동두천 등 배차간격이 늘어난 일부 구간에 열차를 추가 투입하고, 14일(화)부터 신창·서동탄·병점역에서 출발해 광운대역에 시·종착하는 열차 중 6회를 청량리역 시·종착 열차로 변경했다.

 

선로 용량에 비해 열차가 많아 병목현상이 발생하는 광운대역과 청량리역 사이 열차 횟수를 조정해 연쇄지연을 최대한 줄이겠다는 방침이다.

 

▲ 경부선 급행전철 도입 이후 한국철도는 임시로 열차 시각표를 개정하고 있다. 14일부터는 2차 개정된 시각표를 공지, 운영하고 있다.(=사진은 1/8 1차 개정 당시 창동역에 부착된 '시각표 조정 알림')     © 국토매일

 

한국철도 관계자는 “지난해 말 수도권전철 1호선 운행시간 전면 개정 후, 열차 지연 등으로 발생하는 탑승 대기시간을 줄이기 위한 우선조치로 시각표 재개정 작업을 진행 중”이라며, “출근시간 외 운행시간도 단계적으로 조정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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