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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와 함께 날아간 서울시 예산

인기위주 선심성 예산편성이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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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권 기자
기사입력 2020-01-21 [15:41]

용두사미(龍頭蛇尾) 시작은 거창하지만 끝은 흐지부지

 

▲  서울시가 추진하는 친환경 전기택시  © 서울시 


[국토매일-정해권 기자] 서울시가 미세먼지와 환경을 위해 실시했던 각종 정책들이 사전에 충분한 검토 없이 진행돼 예산만 낭비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지난 2018년 1월 서울시는 미세먼지 발생이 심각해지자 ‘서울형 미세먼지 저감조치’를 시행하며 대중교통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게 했다. 이를 위해 시민들의 출퇴근 시간대 버스·지하철 요금을 대신 내주는 데 든 비용은 하루에 약 50억 원으로 단 사흘동안 서울시는 단 사흘만에 교통비로 150억 원의 세금을 사용했다.

 

150억 원의 금액은 각 학교·유치원에 20만원 상당의 보급형 공기청정기 7만 5000 대를 지원할 수 있으며, 서울시가 이미 시행 중인 노후 경유차량의 매연저감장치 보조금 정책도 확대할 수 있는 금액이다.

 

하지만 무려 150억 원의 세금을 투입한 미세먼지 저감 효과는 1%에도 못 미쳤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로 서울시 산하 서울연구원에 따르면 서울의 미세먼지 원인은 중국 등 해외 영향이 약 55%를 차지하며 서울 자체 영향은 22%에 그친다. 이 22% 중 자동차 및 건설기계 비중은 37%에 불과하다.

 

서울시의 친환경 정책이 또 다시 도마에 오르고 있다. 서울시는 2020년까지 전기택시 300대를 도입하고 2021년은 700대를 도입한다는 야심찬 계획을 발표했다. 구입 보조금은 대당 1,800만 원으로 서울시가 지급하는 일반 전기차 보조금보다 450만 원 많다.

 

그러나 서울시의 이 같은 같은 계획은 전기차 자체의 비싼 가격과 하루에 300~400km 는 뛰어야 하는 일반 택시에 비해 주행거리가 짧고, 최대 8 시간이 걸리는 충전 시간등의 문제와 함께 2000만 원 가량의 배터리 교체 비용도 택시 기사들에게 큰 부담으로 다가와 540억 원의 예산을 지원금으로 배정했음에도 불구하고 지원 차량대수는 목표치의 24%인 710 대에 그쳤다.

 

결국 서울시는 당초 3000대의 전기택시를 보급하겠다는 목표를 슬그머니 수정을 해서 내년도 보급대수를 700대로 하향 조정했다. 이는 당초 목표였던 700대에서 70대로 10분의 1수준으로 떨어진 셈이다.

게다가 이미 친환경 연료로 인식되고 있는 LPG연료를 사용하는 택시를 전기차로 변환시켜야 하는지에 따른 의문점도 있다.

 

이처럼 서울시의 환경정책이 어긋나는 데는 시의 행정에도 문제가 있지만 박원순 서울시장의 무리한 정책이 원인이라는 지적도 있다. 정책을 발표하기전 보다 세심한 검토를 해야 함에도 일단 거창하게 발표한뒤 끝에서는 흐지부지 되는 정책이 유난히 많기 때문이다.

 

또한, 이번 정책의 입안 부서가 서울시의 택시정책을 총괄하는 택시정책과가 아닌 택시의 특성을 파악하지 못한 기후환경본부가 추진하면서 불거진 문제로 택시업무의 특성과 개인택시를 비롯한 법인 택시기사의 운행환경 등을 고려하지 못해 벌어진 고질적인 보여주기식 탁상행정으로 풀이된다.

 

이번 정책의 가장 큰 문제는 이런 식의 선심성 보여주기 정책으로 낭비되는 예산이다. 검증되지도 않고 확인도 안된 정책을 선심성 공약을 하듯 남발하면서 ‘서울형 미세먼지 저감조치’와 같은 시의 행정력과 예산이 낭비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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