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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원선 전차선로 개량, 90억 사업에 업종실적 아닌 특정실적 적용...일부 업체 재 반발
100억 미만 공사에 대기업 참여, 진흙탕 싸움 “상도덕 아니다”
특정실적 부족한 업체 “실적 쌓고 싶은데...기회 더욱 줄어들어”
장병극 기자   |   2020-10-13

▲ 50억 이상 100억 미만 사업에 해당하는 '경원선 전차선로 개량사업 입찰에 참가자격을 특정실적으로 제한하면서 요건을 채우지 못한 일부 업체들이 반발하고 있다. (=자료사진)   © 국토매일

 

[국토매일=장병극 기자] 국가철도공단(이하 공단)이 발주한 경원선 전차선로 개량공사를 두고 일부 업계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100억 미만 공사임에도 불구하고 업종실적이 아닌 ‘동일시공실적(특정실적)’을 적용해 철도 전기 관련공사에서 실적을 쌓으려는 중·소기업의 진입 문턱이 더욱 높아졌다고 하소연한다. 여기에 대기업까지 수주에 가세하면서 진흙탕 싸움이 돼버렸다는 주장이다.

 

공단은 지난달 9일 ‘경원선 용산급전구분소 외 1개소 전차선로 개량공사’ 입찰 공고를 게시했다. 공사예정금액은 약 91억 7114만 원으로 ‘100억 미만 50억 이상’ 공사에 해당하며 낙찰자 선정은 ‘적격심사’방식이 적용됐다.

 

지난 8일 뚜껑을 열어보니 총 40개 업체가 투찰한 것으로 확인됐다. 적격심사 1순위는 약 78억 4356만 원을 제시한 지에스네오텍으로 GS그룹 산하의 종합 정보통신 업체이다. 

 

입찰 공고에 첨부한 설계서에 따르면 이번 공사는 “수도권지역의 노후 변전설비를 개량해 장애 요인 제거 및 설비사고 등을 예방하고, 40여 년 간 확장되어온 수도권 전철 노선의 특성에 적합하도록 용산급전구분소 및 성북보조급전구분소 개량에 따른 전차선로 개량공사를 시행함을 목적”으로 한다. 

 

한마디로 수도권 시민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1호선 등 운행선에 손을 대야하는 난이도가 높은 공사이다.

 

◆ 운행선 개량, 발주 늘어나는데...애매한 50억-100억 공사

 

공단은 올해 4월부터 100억 이상 300억 미만 중·소규모 공사에도 간이형 종심제를 본격적으로 시행했다. 특히 분당선·과천선 등 기존 운행선의 전력·전차선·신호설비 개량공사에서는 ‘업종실적’이 아닌 ‘동일실적’을 적용해 낙찰자를 선정했다.

 

그런데 이번 경원선 개량공사는 간이형 종심제에 해당하지 않는 ‘50억 이상 100억 미만’ 사업에 해당한다. 

 

한 업체 관계자는 “100억 이상 규모의 운행선 개량사업에 대해서 동일 실적을 적용했으면, 100억 미만 사업은 진입 장벽을 완화시켜줘야 중소기업들도 실적을 확보해 경험을 축적해나갈 수 있을 텐데 이번처럼 발주를 하게 되면 개량공사는 나날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중소기업들이 발디딜 틈이나 있을지 모르겠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보통 50이상 100억 미만의 공사의 경우 근래에 ‘업종실적’을 적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던 점을 감안해 이번 경원선 전차선로 개량공사도 유사한 방식으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했던 이 업체는 ‘동일실적’ 요건을 채우지 못해 입찰을 포기했다. 

 

공단이 공개한 ‘공사낙찰적격세부심사기준 전문’에 따르면 ‘전기·정보통신공사의 평가기준’에서 시공능력을 평가함에 있어 50억 이상 100억 미만의 공사에 대해서는 시공실적에 의한 경쟁 입찰을 적용하거나 기타방법에 따른 경쟁 입찰 중 선택을 할 수 있다. 

 

시공실적에 의한 경쟁 입찰(평가기준 1.1(A))의 경우 “최근 10년 간 해당 공사와 동일한 종류의 공사실적(규모 또는 금액)”을 기준에 따라 등급을 매기게 된다. 만약 기타방법에 의한 경쟁 입찰(평가기준 1.1(B))을 적용하게 되면 “최근 5년 간 해당공사의 업종별 공사실적(금액)”만 보게 된다. 

 

다만 추정가격 50억 미만의 공사는 업종실적만 적용하며 8000만원 미만의 공사는 시공경험평가 항목이 없다.

 

공단은 관련 규정에서 벗어나지 않는 범위에서 이번 경원선 전차선로 개량사업은 시공실적에 의한 경쟁입찰로 발주했다. 이에 따라 동일공사 기준 규모는 전차선 신설 289m이상 실적으로 ‘일공사 규모 금액은 91억 7114만 7000원으로 제한했다. 

 

공단의 입장은 명확하다. 운행선 개량공사의 경우 열차 미운행 시간동안에만 작업이 진행돼야 하고 영업시간에는 열차 운행에 지장을 주면 안 되는 특수한 환경임을 감안해 시공 경험과 전문성을 가진 업체가 사업을 수행해야 안전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 동일실적 묶었더니...과실은 대기업이?

 

이번 공사에 투찰한 40개의 기업을 분석한 결과 적격심사 1순위로 선정된 지에스네오텍뿐만 아니라 대림코퍼레이션, 엘에스전선, 한진중공업 등 대기업 계열사들도 참여했다. 

 

또 다른 업체 관계자는 “사실상 중·소기업 간 수주를 위해 경쟁해야 하는 100억 미만 공사까지 실적을 무기로 대기업들이 비집고 들어와 낙찰을 받는 아이러니한 시장 환경이 만들어지고 있다”며 “묵묵히 철도업에만 종사하던 다수의 중소기업들이 더욱 위기에 내몰리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입찰 자체가 생존이 달린 문제인데, 대기업과의 경쟁에 내몰리지 않도록 최소한의 제도적 보호장치가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50억 이상 100억 미만 공사에서 사업 특성상 동일실적이 필요하다면 규정에 따라 실적을 가진 업체가 주간사가 컨소시엄을 구성토록 유도해 업종실적과 기술자보유 등 일정요건을 충족하지만 특정실적이 부족한 업체를 끌어들여 함께 참여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언급했다. 

 

◆ 업종실적·특정실적, 자격요건 미리 알려줬으면...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입찰에 떨어질 경우 회사 자체가 휘청거리기도 한다. 발주기관에서도 사전에 발주계획을 알리고 사업설명회를 진행해 업체들도 미리 입찰에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을 준다.

 

그런데 해당 공사에 참여할 수 있는 조건을 충족하는지 알고 있어야 하는데, 사업별로 실적 적용 방식이 다르다보니 회사의 운영 계획을 수립하고 입찰을 준비하던 일부 업체들은 넋 놓고 바라볼 수밖에 없게 된다. 

 

이번 입찰을 준비하다가 자격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입찰을 포기했다는 업체 관계자는 “1년 단위로 발주 계획이 수립되면 입찰 참여 자격 및 평가요소 등을 자세하게 알려줬으면 한다”며 “특히 실적 적용여부가 공사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만큼 발주기관에서도 신경을 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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