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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균 없는 김용균법, 실효성 따져야
고용부, 시행 전 10대 건설사와 간담회 열어
박지영 기자   |   2020-01-21

▲ 신분당선 공사중인 신사역 도로 모습     © 국토매일

 

[국토매일-박지영 기자] 고용노동부는 지난 16일 김용균법 시행에 앞서 사망사고 예방을 위한 개정 산업안전보건법이 산업 현장에 잘 정착될 수 있도록 지난 14일 10대 건설사 최고경영자 및 양대 건설협회장과 간담회를 열었다.


김용균법은 2018년 12월 충남 태안화력발전소 협력업체의 비정규직 노동자 김용균 씨가 운송설비 점검을 하다가 사고로 숨지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이후 위험한 외주화 방지를 위한 산업 현장의 안전규제를 강화한 산업안전보건법(산안법)개정안이다.


산안법의 개정은 위험한 건설 현장에서 안전사고를 미리 예방하는 취지가 가장 크다. 법 개정은 하청 노동자의 안전 보호가 우선시되며 산업재해에 대한 원청 사업주의 책임을 강화하겠다는 내용이다. 그러나 과연 취지에 맞게 법이 제대로 강화되었는지, 외주화 방지를 위한 실제 적용 범위 등에서 간과된 것은 없는지, 사업주의 안전 관리 이행과 함께 사고 발생시 실질적인 처벌에 대한 문제는 없는지 실효성을 따져야 한다.


우선 개정된 산안법은 산재예방 의무 주체를 기존의 사업주에서 건설공사 발주자, 대표이사, 프랜차이즈 가맹본부로 확대하고 산재에 대한 원청 사업주의 책임 또한, 기존 22개 위험 장소에서 원청 사업장 전체와 추락이나 폭발 위험이 있는 사업장 외 관리 장소로까지 확대한다.


또한, 근로자가 사망하면 도급인은 7년 이하 징역이나 1억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도급인의 수급인 노동자에 대한 산업 안전 보건 책임도 강화된다. 타워크레인 등 설치·해체 관련 건설기계에 대한 안전관리뿐만 아니라 안전관리자 선임대상도 건설공사 규모를 120억 이상에서 50억 이상으로 단계적으로 확대될 방침이다.

 

▲ 신축 건물 공사 모습     © 픽사베이

 

그러나 세부적인 사안을 살펴보면 ‘개정 산안법 58조 1항은 도금작업, 수은·납 또는 카드뮴을 제련·주입·가공 및 가열하는 작업, 유해·위험물질을 제조·사용에 대해서만 도급금지가 명시되어 있으며 전면 작업 중단에 대한 규정도 까다로운 편이다. 이에 국가인권위원회는 고용노동부에 지하철, 발전소 등 도급금지 작업 대상과 위험 장소를 확대하라고 권고하고 있으며 이는 개정 법안이 건설 산업 현장에서의 지엽적인 해결책만을 제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용균재단은 ‘죽지 않고 일할 수 있도록 제대로 된 김용균법이 필요하다’는 성명서를 통해 “발전소에서 개정 산안법이 적용되더라도 ’김용균 노동자‘’의 죽음은 막지 못할 것”이라 비판했다. 사망사고를 낸 원청사용자에 대해 형사 처벌 하한선 적용에 대해서도 경영계의 반대로 축소되었고 승강장, 발전소, 방사선 업무 등 위험 작업이 분명함에도 도급금지 업무에 포함되지 않아 법 개정안이 여전히 사각지대에 놓인 산업 현장과 작업 외주화를 막는 실질적인 안전 장치가 될 수 없다고 비판했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 등 노동계에서도 개정 산안법을 ‘김용균 없는 김용균 법’이라고 비판한다. 이는 적용 대상이 한정적이면 결국 또 다른 김용균이 희생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 지적으로 하청 노동자의 안전이 제대로 보장되도록 관련 규정을 세밀한 사안까지 보완해야 하며, 사업주에 대한 처벌 규정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그러나 반대로 경영계에서는 개정 산안법이 사업주에 대한 처벌 위주로 규정되면 과도한 처벌을 지적하며 범법자가 될 수 있다고 우려하면서 입장차를 보이고 있다. 처벌 이전에 안전보건 조치 이행에 따른 추가 비용 부담 문제나 우수사업장 대상 인센티브 부여 등에 대한 의견을 개진하기도 했다.


2019년 산재 사고사망자는 855명이며 건설업 사고사망자 수는 428명으로 전체 사고사망자의 절반 수준이다. 이 중 추락사망 사고가 265명으로 가장 많고 여전히 하루에 2명 이상이 사망 위험에 노출되는 만큼 건설 산재 사고 예방을 위한 세부 사안까지 고려한 실질적인 법 보완과 개정이 필요하며, 건설업계 인식 개선을 통해 현장 감독 및 안전관리 체계도 제대로 이행되어야 한다.


삼성물산, 현대건설, 대림산업, GS건설, 대우건설, 포스코건설, 현대엔지니어링, 롯데건설, HDC현대산업개발, 호반건설대한건설협회, 대한전문건설협회 관계자가 참여한 간담회에서 이 장관은 “개정 산업안전보건법이 현장에 잘 정착된다면 사망사고 감축에도 상당한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대기업에서 솔선수범해 개정 산업안전보건법을 준수해 줄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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