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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종합·전문건설업 업역규제 폐지, 업계 기대·우려 교차
국토부 "시공역량 중심으로 시장 재편 기대"
박찬호 기자   |   2020-06-26

 

  포장업종 통합개편에 반대하는 시위가 대방동 소재 전문건설회관 현관에서 약250여명이 참석했다. © 국토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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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 전문업종, 14여개로 통합건설업종 개편에 업계 반발 커져

불공정 거래, 임금체불 등 문제 해결 기대하도급 음성화, 시장 혼란 우려도

 

[국토매일-박찬호기자] 내년도 공공 건설부터 종합과 전문으로 구분된 건설 업역이 폐지되는 것과 맞물려 29개 전문 업종을 10개 내외로 '대업종화'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전문 건설사도 종합공사 도급을 할 수 있게 하자는 취지지만, 기존 종합건설사는 안전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지적하고, 전문건설업체 중에선 대업종화로 업종이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며 반발하는 기류도 형성되고 있다.

 

19일 국토교통부와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건설 업역 규제의 단계적 폐지를 골자로 한 ‘건설산업 생산구조 혁신 로드맵’에 따라 전문 업종의 대업종화가 오는 9월까지 법령 개정을 마치고 건설구조 개편을 완료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국토부는 지난 12일 공공기관과 건설단체, 시공사 등 20명이 참석한 가운데 업종 개편 논의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건설 산업 혁신위원회를 열었다.

 

건설산업 생산체계 개편방안에는 현재 29개인 전문업종을 10개 내외로 줄여 대업종화하기로 돼 있다. 현재 국토연구원이 관련 연구용역을 진행하고 있다.

 

국토연구원이 마련한 대업종화(안)는 기존 전문 업종을 14개로 통합하는 방안이다.

 

논의 중인 대업종은 △기반조성공사업 △실내건축공사업 △금속ㆍ창호ㆍ지붕판금공사업 △도장ㆍ습식방수ㆍ석공사업 △조경식재ㆍ시설물설치 공사업 △철근ㆍ콘크리트 공사업 △비계ㆍ구조물해체 공사업 △상ㆍ하수도설비 공사업 △철강구조물 공사업 △수중ㆍ준설 공사업 △승강기ㆍ삭도설치 공사업 △기계가스설비 시공업 △가스난방 시공업 등이다.

 

기반조성과 구조물 설치, 내외부 마감, 조경 등 공사 단계별로 업종을 나눈 것이 기본 구조다. 이에 따라 토공과 포장, 파일, 보링ㆍ그라우팅업이 통합되며, 금속구조물ㆍ창호ㆍ온실업과 지붕판금ㆍ건축물조립업이 합쳐진다.

 

도장공사업과 습식ㆍ방수, 석공도 한 업종으로 묶이고 조경식재공사업과 조경시설물설치공사업도 통합된다.

기계설비는 가스시설시공업(제1종)과 합쳐지는 것이 특징이다.

 

대업종화는 전문건설사의 종합시장 진출을 원활하게 하려고 추진되고 있지만 전문업계 내의 셈법은 복잡하다. 종합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대업종화를 통해 전문건설사도 몸집을 키워야 한다는 주장이 있지만, 기존 업종을 유지해야 한다는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았다.

 

특히 내외부 마감 업종으로 통합 대상에 오른 도장과 습식ㆍ방수ㆍ석공 업종을 중심으로 불만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가스시공업 내에서는 일부 업종을 기계설비와 통합하는 방안에 거부감을 나타내고 있다. 가스와 난방시공업 대부분은 기술자 등록기준이 1인으로 돼 있는 반면 가스시설시공업(제1종)만 기술자 등록기준이 3인으로 돼 있는 점을 고려한 분류다. 하지만 가스업계에서는 자의적인 통합이라는 불만이 나온다.

 

이런 반발의 밑바닥에는 대종업화로 기존 시장마저 빼앗길 수 있다는 걱정이 자리 잡고 있다. 전문건설사의 한 대표는 “아무 연관도 없는 업종끼리 묶어놨다”면서 “자칫하다가는 시장을 다 빼앗길지도 모른다”고 우려했다.

 

물론 대업종화가 되더라도 어느 분야에 실적이 많은지를 알려주는 주력 공시제가 도입되면 시장 잠식 문제는 해결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업 여건이 크게 달라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불안감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계속 나오는 것이 현실이다.

 

전문건설업계 관계자는 “대업종화가 시장에 어떤 영향을 줄지 지금 당장 예상하기는 어렵다”면서 “혹시나 피해를 볼지 몰라 불안해하는 분위기도 있다”고 말했다.

 

또한, 흙을 다루는 공사를 하는 ‘토공’, 도로를 정비하는 ‘포장’, 지반이나 구조물에 보강재를 설치하는 등의 ‘보링그라우팅’, 지반 침하를 방지하는 ‘파일’ 등 4개 업종을 하나로 묶어 기반 조성 공사업으로 통합하는 방안 등이다.

 

이를 두고 종합과 전문업계에서는 안전 문제 등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종합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어떻게 하면 사고를 줄이고 혁신할 것인지가 중점이 돼야 한다”면서 “종합 공사를 등록기준이 낮은 전문건설이 하면 안전성 하락, 재하도급 양산 등 여러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기존 시설물의 유지보수를 수행하는 시설물유지관리업종에 대해서는 통합 전문 업종이나 종합건설업종으로 전환하도록 한다는 계획인데, 해당 업계는 이는 사실상 업종 폐지라고 주장하고 있다.

 

시설물유지관리업계 한 관계자는 “업종 전환 시 그동안의 특허기술과 연구개발 투자가 사장될 뿐만 아니라 시설안전에도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며 “특히 정부안대로라면 기존 사업자의 폐업으로 인해 기술자의 실직과 고용불안정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반발했다.

 

업계의 반발이 이어지자 정부는 다음달 전문가들과 업계 관계자들이 참여하는 혁신위원회를 한 차례 더 열고 논의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박영온 대한전문건설협회 포장공사협의회 회장은 “포장공사는 여타 공사와 달리 특수성과 전문성을 요구하는 전문공사로, 통합 반대 의사를 표명했음에도 건의가 무시됐기에 강력 반대한 다”며 포장공사업 통폐합 반대 의사를 명확히 했다.

 

국토부가 추진하는 전문건설업 대공종화 중에는 토공 사업과 포장공사업, 보링·그라우팅 공사업, 파일 공사를 하나의 기반조성공사업으로 개편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포장업계는 타 공종과 공종 간 연계성이 떨어지는 데다, 시공 기술 및 기능 등이 상이해 통합 명분이 없다는 입장이다.

 

포장업계는 통합이 이뤄질 경우, 직접시공보다는 공사 관리업체로 전락시켜 불법 하도급이나 페이퍼 컴퍼니를 양산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해당 분야 기술력이 전무한 업체가 시장에 참여하게 되면 공사 품질이 저하되는 것은 물론, 다단계 하도급으로 이어져 경쟁력이 약화할 것이란 설명이다.

 

업계는 토공과 보링, 파일공사 등은 토목공사의 선행 공종에 해당하지만 포장공사는 다른 공종과는 달리 그 기능에 맞게 각종 재료를 사용해 도로를 포장하고, 유지·보수, 보강하는 마지막 공종으로 업종의 중요성 및 특수성이 재인식돼야 한다고 요청했다.

 

박남순 대한전문건설협회 포장공사협의회 사무처장은 “공종 간 통합이 필요하다면 차라리 사람 및 물류의 이동 등 공종의 목적이나 효과에 따라 진행하는 것이 맞는다”며 “지금과 같이 통합하게 되면 토공을 주력으로 하는 전문 업체는 포장공사 실적을 쌓기가 상대적으로 쉽지만, 포장전문 주력 업체는 토공사 실적을 쌓기가 어렵다”고 강조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시설물유지관리업계의 폐업과 실업자가 나오지 않게 하기 위해 관련 업계와 계속 조정하면서 개편안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내년 1월 종합과 전문 업 역의 칸막이 규제가 풀리기 전 올해 하반기 중으로는 업종 개편을 마무리 지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종합건설-전문건설업 차이

 

건설업은 건설산업기본법의 적용을 받는 건설공사를 수행하는 업을 말하며, 종합건설업과 전문건설업으로 나뉜다. 국내에서 시공하기 위해서는 종합건설면허나 전문건설면허가 필요하다.

 

종합건설업은 건설공사를 종합적인 계획, 관리 및 조정 하에 시설물을 시공하는 건설업을 말한다. 통상 정부 관급공사를 입찰에 의해 발주 받아 시공하며, 5개 업종으로 구분된다. 토목건축공사업, 토목공사업, 건축공사업, 조경공사업, 산업·환경설비공사업 등이 그것이다. 일반건설업이라고도 불린다.

 

전문건설업은 시설물의 일부 또는 전문분야에 관한 공사를 시공하는 건설업을 말한다. 전문건설업은 현재 29개 업종으로 세분화돼 있다. 실내건축공사업, 토공사업, 미장·방수·조적공사업, 석공사업, 도장공사업 등이 있다.

 

종합건설업의 경우 건축분야 5인 이상의 기술자가 있어야하며, 기사·기술사·산업기사만 가능하다. 반면 전문건설업의 경우 건축분야 2인 이상의 기술자가 있어야 하며, 기능사도 가능하다.

 

사업 규모별로는 종합건설업의 경우 최소 5억원이상의 자본금이 사용된다. 전문건설업의 경우 일부 공사업을 제외하면 대부분 2억원 가량의 자본금만 있으면 가능하다.

 

업역 규제 철폐, 그동안 왜 안 이뤄졌나

 

종합건설업과 전문건설업의 구분은 1976년 전문건설업의 도입되면서 이뤄졌다. 도입 취지는 건설 산업의 전문화와 하도급 계열화를 위해서였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종합건설업체는 시공 기술의 개선보다는 하도급 관리나 입찰 영업에 치중하게 됐다.

 

또한 시공은 하도급 업체에 의존했다. 반면 전문건설업체는 질적인 성장을 추구하기보다는 하도급 역할만을 수행했다. 이에 따라 수직적인 원·하도급 관계가 고착화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대한건설협회 관계자는 “당초 업역이 나뉜 데에는 종합건설업체와 전문건설업체의 역할이 있어서였다”며 “종합의 경우 전체 계획관리 조성 등의 업무를 수행했고, 전문의 경우 해당 공정을 직접 시공하는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당초 도입할 당시엔 각 업체들에게 전문성을 부여하는 등 좋은 취지에서 시작했지만 세월이 흐르다보니 희석된 부분이 많이 있다”며 “현재 기술적으로 양측 모두 발전한 상태이고, 생산체계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노사정이 힘을 모아 개정이 이뤄졌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일찍이 업역 규제 철폐가 이뤄지지 않은 이유에 대해 “기존 업체별로 자신의 밥그릇을 지키기 위한 생존권 문제가 있었다”며 “최근 건설경기가 악화됨에 따라 업계가 공멸을 막기 위해 서로 양보해서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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