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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 평균소음 78.5dB 웃도는 5호선, 주된 원인은 침목 방진재료 손상
장병극 기자   |   2020-07-06

STEDEF궤도시스템으로 시공, 방진재료 교체 시 침목 통째로 들어 올려야

기존 블록매립형(EBS) 기반, 개·보수 적합한 Upgrade공법 고민할 시점

 

[국토매일-장병극 기자] 1995년 개통한 서울지하철 5호선 이용객이라면 누구나 ‘소음’에 대해 불만을 가진다. 이용객들은 소음이 커서 안내방송도 제대로 들리지 않고 심지어 이어폰을 꽂아도 소리가 제대로 들리지 않는다고 말한다. 서울교통공사 민원 중 5호선 소음 관련 건은 반복적으로 접수된다.

 

교통공사에서도 해결 방법을 모색해왔다. 2000년대에는 궤도와 터널에 흡음재를 설치해 약 5dB 정도 소음을 낮추는 효과가 있음을 확인했다. 소음이 집중되는 구간에서는 레일 연마(鍊磨) 작업도 시행한다. 불규칙하게 마모가 된 레일의 표면을 깎는 작업을 통해 소음을 줄이는 것이다.

 

▲ 국내 도시철도(서울 5~8호선, 부산2호선, 대구 1호선 등)에 시공된 콘크리트 궤도(왼쪽은 STEDEF시스템, 오른쪽은 LVT시스템 / LVT시스템은 침목-침목 사이에 RC바를 설치하지 않는다)     © 국토매일

 

궤도와 차륜 간 마찰에 의해 발생하는 스킬 소음을 줄이기 위해서 소음·진동 취약개소를 중심으로 레일에 윤활유(Grease)를 바르는 작업도 주기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 작업들은 단기적인 처방으로 근본적인 해결책은 될 수 없고 무엇보다 지하터널의 환경오염도 가중시킨다.

 

결국 소음과 진동이 발생하는 주 원인으로 지목되는 침목(블록) 하부의 방진상자를 개량 혹은 교체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구조상 방진재가 소음과 진동을 흡수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보수에 필요한 시간을 충분히 확보하기 어렵고 비용도 만만치 않은 것이 현실이다.

 

◆ 5호선 소음 평균 78.5dB, 일부 취약개소는 95dB 웃돌아

 

2019년 전동차 내에서 측정한 5호선의 평균 소음은 78.5dB 수준이다. 2018년보다 약 3dB 높아졌다. 1~8호선 중 가장 높은 수치로 소음이 가장 낮은 3호선에 비해 약 8dB이 높다. 

 

본지가 서울시정보소통광장(공개문서)을 통해 확인한 바에 따르면 2018년 소음 과다 발생으로 인해 중점 관리하고 있는 5호선 충정로-서대문 구간의 경우 터널 모니터링을 통한 소음측정결과 최대 95.3dB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 서울 1~8호선 평균 소음(2019년, 전동차 내에서 측정)     © 국토매일

 

서울 1기 지하철(1~4호선)에 비해 2기 지하철(5~8호선)은 상대적으로 평균 소음이 높은 편이다. 부산 2호선, 대구 1호선, 대전 1호선 등도 유사한 고민을 안고 있다. 이들 노선은 모두 콘크리트도상 궤도 시공방법 중 하나인 STEDEF시스템을 적용했다. 당시에는 주로 지하구간이 많은 도시철도에서 자갈궤도를 대신하는 선진 공법으로 주목받았다. 서울 5호선은 STEDEF시스템이 국내에서 최초로 도입된 노선이기도 하다.

 

STEDEF시스템은 터널 바닥 위에 자갈 대신 콘크리트 도상을 구축하고 방진상자에 방진패드와 침목(블록)을 담아 콘크리트 도상에 매립하는 구조로 설계되어 있다. 여기서 콘크리트 도상과 블록은 방진상자에 의해 분리된다. 한마디로 “콘크리트 블록에 고무신을 입혀 미리 홈을 만들어 둔 콘크리트 도상에 끼워 넣는 방식”이라고 볼 수 있다.

 

▲ 서울 5호선 침목(블록) 하부 방진상자 손상(열화) 모습  © 국토매일

 

◆ STEDEF시스템, 방진상자가 핵심...손상되도 육안 확인 어려워

 

STEDEF시스템으로 시공된 경우 방진상자가 핵심이다. 차량 운행 간 진동과 소음을 흡수하는 역할을 전담하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방진상자가 손상된다면 소음과 진동은 당연히 커질 수 밖에 없다.

 

문제는 STEDEF시스템으로 시공되면 이미 매립되어 있는 방진패드의 마멸·변형·손상 여부를 육안으로 확인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시공 당시에 방진패드의 보수 등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탓이다. 유지보수에 많은 비용과 인력이 투입되어야 하는 자갈 궤도에 비해 콘크리트 도상 자체를 Maintancs Free 개념으로 이해했기 때문이다. 

 

서울 5호선에 최초 도입된 이후 25년이 지나면서 현재 방진상자의 변형과 손상이 당초 예측했던 것보다 심각하다는 것이 관련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무엇보다 방진상자가 마멸·손상되면서 콘크리트 블록과 콘크리트 도상 사이에 공극(空隙)이 발생하게 되는데 이로 인해 레일이 불규칙하게 마모(파상마모)되고 소음·진동 흡수력도 현저히 낮아진 상태이다. 

 

방진패드 등 구성품을 교체하기 위해서는 결국 콘크리트 블록을 도상에서 다시 빼내야만 한다. 개·보수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수밖에 없는 이유이다.

 

▲ 서울 5호선에 시공된 STEDF시스템 방진상 및 ·레일 손상(파상마모) 모습  © 국토매일

 

◆ 서울교통공사, 탄성재료 소재 개선 검토...개량 위한 기술·공법 용역 예정

 

2018년 서울교통공사는 ‘STEDEF 궤도재료(방진재) 관련 연구용역’을 통해 재료 구성품의 상태를 평가하고 적정 교체 기준을 정립하기 위한 기초 작업에 착수했다. 특히 방진패드와 방진상자의 소재와 강성을 개선하는 것에 초점을 두었다. 방진패드의 소재는 기존 에틸렌프로필렌 고무(EPDM)에서 천연고무(NR) 또는 폴리우레탄(PUR)으로, 강성은 12.36kN/mm에서 17.00kN/mm 높이고 방진상자의 소재도 기존 스티렌 부타디엔 고무(SBR)에서 엔지니어링 플라스틱(EP)으로 개선하는 방안을 도출했다. 

 

공사 궤도처 관계자에 따르면 “궤도 재료 소재 개선을 위한 기술용역을 올해 추가로 시행해 시험부설 및 모니터링을 통해 성능평가 및 검증 작업을 하고 개량공법을 마련할 예정”이라며 “신규격의 방진패드 및 방진상자를 표준규격화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미 해외에 적용되고 있는 사례 등도 참조해 볼 수 있다. 특히 STEDEF시스템이 가지고 있는 취약점인 △시공 정밀성 확보의 난이성 △방진패드·상자 육안 확인 등 재료 관찰이 용이한 개방된 구조 등이 보장되어야 한다.

 

철도저널(한국철도학회 발간, 2020년 4월호)에 실린 EBS-RF시스템의 경우 시공의 정밀성을 확보하기 위해 콘크리트 침목(블록)에 Tray를 부착해 제작하는 방식이다. 기존의 블록 매립 시스템 기술을 기반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STEDEF시스템으로 시공된 콘크리트 도상에 적용할 수 있다. 

 

콘크리트 블록이 방진패드 등 탄성체가 미리 고정·제작되어 있는 상태에서 STEDEF시스템용 블록이 놓였던 홈(Poket)에 삽입하는 방식이다. 삽입 후에는 특수 모르타르로 채워 콘크리트 도상과 일체화시킨다. 말하자면 “현장에서 침목에 고무신을 끼워 힘을 줘서 홈에 넣는 방식이 아니라 미리 침목에 고무신을 입히고 Tray라는 덧신까지 씌워 고정시킨 후 홈에 넣는 일종의 사전제작형 방식”이라고 볼 수 있다.

 

▲ 블록매립형에 기반한 EBS-RF시스템 시공 구조도     © 국토매일

 

◆ 콘크리트 궤도 개·보수, 작업시간 확보 “필수”

 

전문가들은 콘크리트 궤도시스템의 장점과 단점을 분명하게 인식하고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도출하되, 근본적으로 정밀한 시공과 안전성 확보를 위해서는 해외의 사례처럼 작업 시간을 충분히 마련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외국의 경우 필요 시 구간별로 운행을 중단하더라도 개·보수에 선 순위를 둔다는 것이다. 하지만 한국의 경우 늦은 시간까지 열차를 운행하므로 실제로 작업할 수 있는 시간은 2~3시간에 불과하고 개·보수로 인한 미운행 등에 대해서 이용객들의 공감대를 얻지 못하고 있다.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철도전문대학원 박용걸 교수는 “자갈궤도 도상에 비해 콘크리트 도상은 비산먼지 발생율이 낮기 때문에 도시철도의 환경적인 면을 고려하더라도 적용의 당위성은 충분하다”며 “내구성의 측면에서도 궤도틀림 등 궤도정정작업, 자갈교환 등 유지보수 비용이 적게 드는 등 장점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콘크리트 궤도시스템이 가진 문제는 수명이 다했을 때 개·보수가 쉽지 않다는 것인데, 국내에 처음 도입할 당시 제작사에서 설계·시공을 할 때 이러한 측면까지 충분히 검토하지 않은 것은 아쉬운 부분”이라며 “현 시점에서 방진패드·방진상자 등 궤도재료의 교체가 불가피하므로 기존 방진재료를 깨끗하게 제거한 후 보수작업을 시행할 수 있는 적정 공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콘크리트 궤도시스템의 특성 상 한번 시공하면 오랫동안 사용해야하는데 정밀하고 안전하게 개·보수 작업을 진행하기 위해서 무엇보다 작업 시간을 확보해야 한다”며 “국내 도시철도 역시 개·보수 소요가 크게 증가하고 있는 실정인 만큼 국민적 이해가 형성되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원본 기사 보기:철도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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