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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안전기고1] 반복되는 전동열차 탈선사고, 비상한 각오로 대처해야
김칠환 / (사)한국항공철도조사협회 철도이사
장병극 기자   |   2020-07-07

▲ 김칠환 / (사)한국항공철도조사협회 철도이사  © 국토매일


[김칠환 / (사)한국항공철도조사협회] 1974년도에 처음 운행을 시작한 수도권 전철은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시민들의 교통수단으로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고, 세계적으로도 가장 모범적으로 운용하는 곳으로 높이 평가받기도 한다. 그러나 최근 한 달에 한 번씩 연속으로 발생하고 있는 전동열차 탈선사고는 이런 역할과 평가를 무색하게 하고 있다.

 

근래 발생한 사고는 4월 14일 한국철도공사 소속 경부선 영등포~신길역 간에서 발생한 탈선사고, 5월 24일 서울교통공사 소속 5호선 발산역에서 발생한 탈선사고 그리고 6월 11일 서울교통공사 소속 4호선 상계역에서 열차 간 충돌하며 발생한 탈선사고 등으로 매월 한 건씩 탈선 및 충돌사고가 발생하였다.   

 

열차운행 중 발생하는 충돌이나 탈선사고를 철도사고 중에서도 가장 중대한 사고라고 한다. 기기나 설비의 문제 등으로 열차가 지연되거나 일시적으로 운행이 중단되는 경우는 승객의 불편만을 초래하지만 탈선하거나 충돌하는 경우는 수많은 인명 피해가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에 어느 사고보다도 중대하다고 보는 것이다.

 

위 사고들에 대하여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에서 조사 중이므로 아직 언급하기는 조심스러운 점도 있지만 이미 언론에 보도된 내용들을 중심으로 원론적인 내용을 알아보고자 한다. 4월에 발생한 사고는 도입된 지 24년이 경과된 저항제어 전동차의 차축 베어링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전동차의 차축 베어링 문제로 탈선하였다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한편 5월에 발생한 사고는 차량 상태가 불량하여 열차에 투입하지 못하고 2년여 동안 차량기지에 유치했던 차량에 대한 정밀안전진단을 시행하기 위해 다른 차량기지로 회송 중 발생하였다. 이 차량도 25년이 넘은 노후차량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한 차량복구 후 불량차량을 회송 중 재차 탈선이 발생하기도 했다.

 

6월에 발생한 사고는 인적오류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사고가 발생한 4호선은 열차운전보안장치로 ATC(Automatic Train Control, 자동열차제어) 설비가 갖춰진 곳이다. ATC 설비의 최대 장점은 제한속도를 제어하고 열차충돌(추돌)을 예방할 수 있다는 점이다. 단적으로 기관사의 갑작스런 신체 이상으로 운전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도 앞 열차와 충돌은 발생하지 않도록 된 아주 안전한 설비다. 그러나 앞에 열차가 가까이 있는 상황에서 이 시스템을 중지시키고 운전하다가 추돌하고, 이 충격으로 차량탈선까지 이어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 1호선 신길역 탈선사고 복구작업 모습     © 국토매일

 

운행중인 전동열차의 탈선이나 충돌사고는 워낙 다양한 형태의 원인에 의해 발생하고 있기 때문에 현장을 직접 확인하고 조사하기 전에는 섣불리 언급할 수도 없다. 우리나라에서 전동열차가 운행한 것이 벌써 45년이 넘었기 때문에 그동안 수많은 사고가 발생하였고 이에 따른 대책도 이미 많이 나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고가 끊이지 않기 때문에 앞으로 이와같은 중대한 사고가 더는 발생하지 않도록 하자는 의미에서 모두가 알고있는 내용들이지만 다시 한 번 그 대책을 언급하고자 한다.

 

먼저 장기사용에 따른 노후차량 문제다. 전동차 운영기관들의 노후차량 문제는 그동안 본지에서도 여러차례 언급을 해오고 있는 주제다. 노후차량을 새로 바꾸는 것이 최상의 방법이겠지만 많은 예산에 투입되는 관계로 한꺼번에 교체하는 것은 쉽지 않다.

 

따라서 노후 차량에 대한 정비를 어디에 중점을 두어야 할 것인가를 새로 정립하여야 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실제로 축상 베어링에 문제가 있었다고 해도 베어링 내부의 부품 또는 그리스 주유 등 어떤 부분에서 문제가 있었는지 여부와 차축이 절손되기 전까지 사전 징후 등을 파악할 수는 없었는지 등 부품 결함이나 정비상의 문제에 대한 중점적인 파악이 필요할 것이다. 

 

그동안 전동차의 대차 부분이 문제된 적은 없었기 때문에 이에 대한 교체나 사용연한이 별도로 지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이제는 운행 중 탈선과 직접 영향을 줄 수 있는 노후차량의 대차 현수장치나 축상 베어링 등은 분해검사, 비파괴검사를 막론하고 모든 수단을 강구하여 정밀점검을 하여야 한다.

 

한편 사고가 발생했다고 해서 비슷한 생산연도의 차량운행을 계속 중지시키기 보다는 위와 같은 정밀점검을 신속히 시행하여 이상이 없을 경우 운행을 재개하여 대체 차량의 부담을 줄이는 것이 더 바람직한 방향일 것이다.  

 

특히 철도안전법에는 제작 후 완성검사를 받은 날이나 또는 영업시운전을 시작한 날부터 20년이 도달하면 정밀안전진단을 받도록 하고 있다. 이 경우도 열차탈선 등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부분에 대한 전반적인 점검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현재 전동차를 제작하는 회사가 여러 곳이 있다. 사고원인이 차량의 구조적인 결함에 의한 것으로 밝혀지면 각 차량 제작사와 철도 운영사 간의 긴밀한 정보교환으로 향후 대책 마련을 강구하는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

 

▲ 발산역 탈선 구간의 선로. 침목에 바퀴 자국이 선명히 남아 있다.     © 국토매일

 

다음은 합병운전시 탈선사고 예방에 만전을 기해여야 하는 점이다. 합병운전이란 차량고장 등으로 인해 2개 편성 이상 차량을 연결하여 1개 열차로 운전을 하는 방법이다. 운행중인 열차에서 고장발생 시 다른 열차로 견인하는 구원열차 운전에 주로 사용되고, 이번과 같이 불량차량을 견인하여 다른 차량기지로 이동시 사용하기도 한다.

 

기본적으로 합병운전시 탈선사고 예방을 위해서는 불량한 편성을 후부에 두고 정상적인 편성차량이 앞에서 견인하는 방법이 바람직하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열차운행 중에 고장이 발생하였을 경우 앞 열차는 이미 멀리 운행 중이고 후속열차가 뒤따라 오기 때문에 후속열차에서 불량차를 밀고가는 형태가 대부분이다. 이때 중간에 제동이 풀리지 않은 차량이 있어서 부상탈선 되거나 아니면 차륜이 파손되며 분기부 크로싱에서 다른 선로로 들어가 탈선하는 사례도 있다.

 

따라서 각 공기관 곡크 개방 및 전기선 연결 등 조치를 한 후에 제동완해 불량차량 유무 확인을 위해 제동시험 시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또한 운행 중 차량의 이상에 의해 어느 한쪽 편성차량에서만 제동이 걸리는 일이 있어셔는 안되므로 관련 기기 확인에도 철저를 기해야 한다. 특히 사고나 고장 발생 시 빨리 열차를 개통시켜야 겠다는 생각이 앞서면 현장에서 확인이 소홀해질 수밖에 없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또한 오랫동안 운행을 하지 않은 차량의 경우 각 유니트별로 제동력의 차이는 없는지 확인도 필요하다.

 

특히 이번에 탈선차량을 분리하여 3량을 복구한 뒤 다른 편성차량을 이용하여 회송 중 재차 탈선이 발생하기도 했다. 탈선 후 분리하여 복구한 차량은 제동작용이 전혀 작동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므로 당연히 불량차량을 후부에 연결하고 앞에서 견인을 해야 하며 이때는 운행 중 후부차량 분리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혹자는 밀착연결기인 전동차 연결기가 분리될 수 있느냐고 하겠지만 실제로 운행중인 전동차가 분리된 사례도 있었다.

 

그러나 연결기 파손 등으로 부득이한 경우 불량차량을 앞에 두고 후부에서 밀고가는 운전취급을 할 경우도 발생한다. 이러한 경우 운행 중 후부에서 제동을 사용하면 후부 차량은 제동이 걸리지만 앞에 있는 불량차량은 제동이 걸리지 않으므로 연결기에 충격이 발생하여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다. 따라서 이러한 운전취급은 아주 이례적인 상황이므로 선로형태에 따라 속도제한 및 운전취급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다음은 열차안전운행의 중심으로 관제업무의 중요성을 들 수 있다. 관제업무도 운영기관에 따라 차이가 있다. 한국철도공사 경부션 영등포~신길 구간은 3복선이다. 즉 6개 선로에서 열차가 운행하고 있고, 4호선 및 5호선의 도시철도는 복선으로 2개의 열차가 상하선로로 운행한다. 그러므로 열차를 관제하는 방법은 차이가 있지만 기본적으로 관제사는 담당구간의 열차 운행을 최종적으로 관리하고 통제하는 점에서는 차이가 없다.

 

따라서 이례적인 사항이 발생하였을 경우 관제사는 신속히 상황을 판단하여 운행중인 열차에 대한 적절한 통제 등 열차 안전에 최우선을 두고 조치를 하여야 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직원을 파견하여 현장 상황을 정확히 파악토록 해야 한다. 또한 반대선이나 인근 선로를 운행하는 열차의 통제를 신속히 해야 한다. 따라서 관제사는 열차운행 전반은 물론 운행선로 상태 및 주변 환경 등에도 관심을 갖고 모든 상황에 대비할 수 있어야 한다.  

 

▲ 4호선 상계역에서 추돌사고를 일으킨 전동차   © 국토매일

 

다음은 열차운행의 최종 책임은 나에게 있다는 기관사의 책임의식이다. 어찌보면 앞에 모든 사례보다 최우선일 수도 있다. 안전관리에서 흔히 말하는 페일세이프시스템(fail safe system)은 인적오류가 있거나 어느 고장이 발생해도 안전측으로 동작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세상에 모든 것이 백 퍼센트 완전한 것은 없다. 열차운행 또한 마찬가지다. 아무리 완벽한 조건이라도 틈새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기관사를 두고 열차안전운행에 있어서 최후의 보루라고 하는 것이다. 따라서 기관사는 이처럼 중요한 업무를 수행한다는 자긍심과 책임감을 갖고 열차안전운행에 최선을 다 해야 하는 것이다. 

 

이번 사고를 볼 때, ATC 구간에서는 앞 열차와 가까우면 “0”신호가 현시되어 열차는 일단 정차를 하게 된다. 이후는 관제사의 승인 아래 다음 폐색신호기까지 제한속도 이내로 운전할 수 있다. 이는 ATS(자동열차정지장치) 구간도 마찬가지다. 즉 자동폐색신호기의 정지신호(R1)에 의하여 일단 정차한 후 진행 중 재차 정지신호(R0)에 정차하였을 경우 관제사의 지시로 다음 폐색신호기까지 운전할 수 있다.

 

그러나 이와같은 경우는 페일세이프시스템의 보장을 받지 못한다. 오로지 기관사 본인의 책임하에 안전운전을 해야 하는 막중한 업무가 주어지는 것이다. 이와 같음에도 운전중 휴대폰 사용으로 앞을 보는데 소홀히 했을 수도 있다는 소문에 할 말을 잃게 된다. 

 

 마지막으로 중대한 철도사고가 발생하였을 경우 같은 선로에서 열차를 운용하는 기관 간 사고사례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앞에서 차량 결함 시 관련 기관 및 제작사의 정보공유를 강조했지만 인적오류에 의한 사고도 마찬가지다. 특히 6월에 발생한 4호선의 경우 한국철도공사와 서울교통공사 소속 열차들이 같이 운행하는 선로다.

 

따라서 이 구간에서 발생한 사고 중 직원의 취급부주의에 의한 것이라면 다른 기관 직원도 같은 사고에서 예외라고 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같은 구간에서 열차운행을 담당하는 타 기관 직원들도 사고의 정확한 내용과 대책을 알고 있어야 한다.

 

그러나 사고 발생 기관은 다른 기관으로 알려주지 않으며, 공식적인 조사기관의 조사결과가 나오려면 오랜 기간이 소요되고 있으니 다른 기관에서는 사고에 대해 제대로 된 내용을 알 수 없게 된다. 따라서 이와같은 중대한 사고가 발생하였을 경우 기관을 떠나 잘못된 부분을 신속히 공유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는 것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본다. 

 

▲ 4호선 상계역 추돌사고 현장    © 국토매일

 

서두에 언급했지만 수많은 승객을 수송하는 전동열차가 탈선을 하거나 열차끼리 충돌을 하는 것은 철도사고 중 가장 중대한 사고다. 수도권 전철구간에서 4월에서 6월 중 석 달 사이에 매월 한 번씩 전동열차 탈선 및 충돌사고가 이어지고 있다. 운영기관에 따라서는 우리는 한 번 밖에 발생하지 않았다. 또는 우리는 두 번만 발생했다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외부에서 보는 시각은 전철 운영기관을 구분하지 않는다. 수도권 전철구간의 운행중인 열차에서 탈선사고와 충돌사고가 매달 한 건씩 연속으로 발생하고 있다는 사실에 불안해 하고 있는 것이다. 수도권 전철 운행과 관련한 모든 기관과 종사자들은 이번 사고를 예사롭게 보지 말고 앞으로 단 한 건의 중대사고도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비상한 각오로 전동열차 사고예방에 노력해야 할 것이다.


원본 기사 보기:철도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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