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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쓴소리] 건단연의 왕이시다!
백용태 주간   |   2020-11-10

▲ 백용태 본지 주간     ©국토매일

[국토매일=백용태 주간] 지난달 29일 건설공제조합 총회장에서 나온 호칭이다.


건설공제조합 운영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상수 대한건설협회 회장을 지칭해 왕이라는 호칭을 불렀다.


왕이란 군주, 임금을 호칭하는 단어로 쓰여졌다. 그러나 장, 우두머리를 호칭하는 말로도 사용하지만 공식석상에서는 쓰지 않는 것이 관례이다.


이들이 왕이라는 호칭을 사용한 것은 조합운영위원장보다 높은 직위를 가르키는 말이다. 여기서 왕이라는 호칭은 권력을 뜻한다. 이들이 왕이라 부르는 것은 권력을 발동해서라도 문제를 해결해 달라고 주청을 드리는 모양새와 흡사했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박덕흠 의원 관련 선상에서 조합운영위원장직을 협회장이 겸직하지 못하도록 하는 건산법 개정에 대한 불만이다. 또 조합의 ‘방만 경영’에 대해 종지부를 찍겠다는 뜻도 담겨있다.


총회에 모인 조합 대의원들은 공제조합 지분을 가지고 있는 주주들이며 조합 주인이다. 이들이 정부와 조합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불만을 성토하는 자리에서 불러진 호칭이 ‘왕’이다.


그렇지만 많은 사람들이 모인 조합 총회장에서 ‘왕’ 이라는 단어를 사용한 것은 부적절한 처사가 아닐 수 없다. 누가 군주이고 누가 신하인지… 왕명을 따르란 말로 들린다.


더욱이 정부가 추진하겠다는 건산법 시행령 개정안을 놓고 조합 운영위원장을 협회장이 겸직하지 못하게 한다면 조합 이사장을 조합원에서 선출해야 한다고 으름장을 놨다. 이들은 조합 살림에 정부가 콩이니 밭이니 간섭하지 말라는 메시지이로 들렸다.


하지만 조합 대표선수는 이사장이다. 꼭두각시든 허수아비든 조합경영을 책임지는 자리임이 분명하다. 이사장은 경영책임자로서 한해 예산계획을 세워 총회인준을 받아 집행하고 관리하는 자리다.


허나 2021년 사업예산 총회는 구체적인 항목까지 나열해 삭감했고 결과만 통보하는 수순을 밟았다. 이를 반영이라도 하듯 2021년 사업예산은 사상 최대 예산 삭감을 단행했다. 특히 눈에 띠는 것은 지난해 대비 51,4%를 삭감한 업무추진비 항목이다.


“영업행위를 해 본적이 있느냐”는 모 대의원의 발언이 적중한 셈이다. 시장 독과점을 하고 있는 공제업무의 특수성을 감안해 내린 결과물일 것이다. 물론 주인이 낭비요소를 지적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항목까지 지적해 삭감하는 것은 조합 경영의 책임자를 무시하는 처사란 생각이 든다.


이번 업무추진비 삭감은 조합임직원들의 겨냥해 직격탄을 날린 한 수였다. 불똥은 조합 임직원들의 몫으로 던져졌다. 하지만 연간 400억원 규모의 공제보험이 타겟이 됐다. “손발을 묶어 놓고 어떻게 영업을 할지 막막하다”는 조합관계자의 푸념이 귓가에 맴돈다.


총회에서 보여준 이들의 형태는 마치 정권을 장악한 점령군이 정치개혁을 영상케 하듯 조합 임직원들을 향해 ‘방만 경영’이란 잣대를 들이 대며 방아쇠를 당겼다.


이번 예산안 편성은 조합 경영진의 의지와 상관없이 예산소위원회 심의 결과를 그대로 반영했다.


기업의 책임경영자는 성과에 대한 책임과 의무가 따른다. 성과에 대한 책임을 묻는 것이 전문경영인 제도다. 조합 경영은 책임자의 몫이며 공과에 대한 평가는 주주들의 몫 일 것이다.  


새로운 집행부가 잘못된 예산과 관행을 바로잡겠다는 의지에는 찬사를 보내지만 조합의 전문성을 폄훼하고 왕권을 들먹이는 것은 조선시대에나 있을 법한 구시대적인 발상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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