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민생 외면한 LX공사 개별법안, 민간기업ㆍ유관기관 반대 목소리 높아<上>

시장형 공기업으로 가치 전환…소통과 상생 뒷전, 민간 업역 침해 논란

가 -가 +

김영도 기자
기사입력 2021-02-22 [15:32]

 

[국토매일 김영도 기자]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올라온 더불어민주당 김윤덕 의원(전주시갑ㆍ국토교통위원회)이 지난달 29일 대표입법 발의한 ‘한국국토정보공사법안’에 대한 입법예고 등록의견에 지난 16일까지 총 833명이 참여해 반대 의견을 개진했다.

 

국토교통부도 동 법안에 대한 유관 기관들과 관련 산업계 의견들을 오는 24일까지 취합, 정리해 김윤덕 의원실에 제출하면 국토교통위원회 심사를 거쳐 본회의 안건 상정에 대한 여부가 판가름 날 예정이어서 법안 처리에 대해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산업계에서 동 법에 대한 반대 의견을 쏟아내고 있는 가운데 국민청원운동을 전개해 저지하겠다는 계획까지 모색하고 있어 쉽사리 진화될 가능성은 매우 적어 보이며 국민 반감만 거세질 것으로 관측된다.

 

더욱이 한국국토정보공사법안에 대한 위헌성과 한국국토정보공사의 민간 업역의 침해에 대한 도덕성 논란까지 제기되며, 우려를 넘어 업계의 반발감으로 공사와 갈등으로 촉발돼 들불처럼 쟁점화 되는 분위기가 확산되는 양상이어서 국토교통부와 관련 산업계 및 유관기관들의 속내를 밀착 취재로 들여다봤다.

 

기사 내용은 상편과 하편으로 나누어 보도하며 취재원과 취재처의 권익 보호를 위해 직접적인 이해 당사자를 제외한 실명과 기관명은 가급적 기사에서 배제하고 무작위로 A, B, C, D 등 알파벳으로 표기해 국토교통부와 관련 산업계의 목소리를 그대로 반영했다(편집자 註).

 


거대 포식자의 DNA는?


한국국토정보공사법안은 국가공간정보기본법이라는 울타리를 벗어나 개별법으로 독립성을 갖겠다는 취지로 공사의 설립 목적과 정체성을 명확히 구분을 짓고 이에 부합하는 업무 추진을 위한 법제도적 기반을 마련해 업무를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발의됐다.

 

국가공간정보기본법 14조 한국국토정보공사의 사업에 있던 7개 규정을 개별법으로 떼어내면서 8개 사업 규정을 만들고 공사의 임원 조항을 3개 규정에서 1개 규정을 추가 신설했다.

 

또 직원의 임면 및 대리인의 선임, 공사의 운영 및 사업에 필요한 자금조달 방법으로 정부출연금, 채권발행 등 6개 규정을 신설하고 국유재산 등의 무상대부, 자료제공의 요청 등을 신설했다.

 

특히, 공사 사업에 관한 법률에 대해 공간정보산업계가 크게 반발하고 있다.

 

내용을 비교해 살펴보면, 현 국가공간정보기본법에는 공간정보체계 구축 지원에 관한 사업으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업으로 규정짓고 ‘공간정보의 구축 및 관리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른 측량업(지적측량업은 제외한다)의 범위에 해당하는 사업과 ‘중소기업제품 구매촉진 및 판로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른 중소기업자간 경쟁 제품에 해당하는 사업으로 규정돼 있다.

 

새롭게 신설한 법안은 ‘국가공간정보 기본법’ 등에 따른 공간정보 구축 및 지원에 관한 사업으로 ‘공간정보의 구축 및 관리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른 측량업(지적측량업은 제외한다)의 범위에 해당하는 사업과 ‘중소기업제품 구매촉진 및 판로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른 중소기업자간 경쟁 제품에 해당하는 사업이 핵심 논란이다.

 

법 조항을 찬찬히 뜯어 보면 큰 차이 없이 대동소이하게 보이지만 신규 법안은 공간정보 구축 지원에 관한 사업에서 구축과 지원을 구분해 표기하고 있어 직접적으로 구축도 하고 지원도 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현행법 ‘다른 법률에 따라 공사가 수행할 수 있는 사업’은 ‘다른 법령에 따라 공사가 수행할 수 있거나 위탁받은 사업’으로 규정했는데 엄연히 법률과 법령은 현격한 차이를 갖고 있다.

 

법률은 법령보다 상위개념으로 모법(母法)의 성격을 갖고 있으며 헌법보다는 구체적이고 일반적, 추상적이기 때문에 포괄적인 성격이 크지만 법령은 시행 방법 등을 정하는 것으로 시행령, 시행규칙, 지자체 조례 등이 포함된다.

 

부연하자면, 법률인 모법 보다 세부적인 법령에 따라 발주기관의 시행규칙 및 지자체 조례 등을 통해 사업을 전개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될 수 있다는 점이다.

 

국가공간정보기본법 7개 조항에서 새롭게 추가된 조항이 국가, 지방자치단체 및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른 공공기관으로부터 위탁받은 사업으로 이를 설득력 있게 뒷받침해주고 있다.

 

그동안 한국국토정보공사가 발주기관이나 지자체와 수의계약을 통해 민간 업역의 물량을 가져가고 있다며 산업계가 주장하는 내용에서 크게 벗어나 보이지 않는다.

 

과거 2017년 국토위 국정감사에서 정용기 의원이 피감기관인 한국국토정보공사에 지적했던 사항으로 국토부가 국가공간정보기본법에 따른 LX공사 사업범위 준수 당부 사항으로 민간업역 침해 우려가 있는 사업은 입찰 참여나 수주를 지양해 줄 것을 주문했었다.

 

또 7조 임원에 관한 규정으로 새롭게 신설된 항목이 있는데 ‘공사의 이익과 사장의 이익이 상반되는 사항에 대해서는 사장이 공사를 대표하지 못하며, 감사가 공사를 대표한다’는 것이다.

 

공사 스스로 사장에 대한 비토권을 갖겠다는 것으로 지난해 내부적으로 갈등을 빚으며 사장과 상임감사가 자리에서 해임된 것과 무관해 보이지 않는다.

 

9조 공사의 자금조달과 관련된 규정은 정부 출연금과 채권발행을 통해 공간정보구축사업으로 몸집을 불리겠다는 의도로 읽혀진다.


과거 대한지적공사로 출발한 공사는 지적측량 기반의 기술 인력들로 구성돼 있어 공간정보 구축에 대한 전문 인력 충원이 필요하고 운영할 수 있는 장비 등을 갖춰야 하기 때문에 재원 마련은 필수적이라는 시각이다.

 

또한 제16조 국유재산 등의 무상대부에 관한 규정은 공사의 설립 및 운영을 위하여 필요한 경우 ‘국유재산특례제한법’에 따라 국유재산과 물품을 무상으로 대부하거나 사용하게 할 수 있도록 하고 있어 특혜성 논란과 시비가 예상된다.

 

더욱이 제18조 자료 제공의 요청에 대한 내용은 국토부 위수탁 대행기관인 공사가 업무를 수행하면서 필요한 경우 관계 행정기관의 장 또는 관련 기관ㆍ단체 등의 장에게 필요한 자료 제공을 요청할 수 있고 요청받은 자는 특별한 사유가 없으면 요청에 따라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어 자칫 오해의 소지를 낳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의 소속기관도 아닌 위수탁 대행기관이 의원입법을 통해 주객이 전도되는 상황이 전개되면서 갑질의 끝판왕이라는 오명을 뒤집어 쓸 수 있다는 것이다.

 


만년하청 자갈로 남을 것인가


공간정보산업협회와 공간정보산업협동조합은 지난 주간 동안 수차례 회의와 토론을 거쳐 국토교통부에 제출할 의견을 수립하고 대응방안을 마련하는데 집중했다.

 

▲ 공간정보산업협회 김석종 회장  © 국토매일

먼저, 공간정보산업협회 김석종 회장은 “공사가 위상을 높이고 공적인 역할과 기능을 하는 것에 반대할 명분도 없고 이해를 하지만 개별법인 의원입법 발의안 6조에 사업성을 두고 있다”면서 “시행령과 시행규칙에서 다 밀어붙일 것”이라며 불편한 심기를 토로했다.

 

특히, 개별법 제6조 사업에 관한 규정 가항 ‘공간정보의 구축 및 관리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른 측량업(지적측량업은 제외한다)의 범위에 해당하는 사업에 대해 신규 등록측량, 분할측량, 지적측량 등을 제외한다는 것은 역설적으로 현재하는 측량을 그대로 하겠다는 것이며 지적재조사도 그대로 하겠다는 뜻으로 해석했다.

 

김 회장은 “2015년도에도 발의해 가지고 업계의 반발에 부딪혀 못했잖아요. 자기들이 떳떳하면 정부 입법으로 가야하는데 국토부도 아직까지 뚜렷한 입장이 없어 보인다”고 주무 부처에 대한 서운함 감정을 감추지 못했다.

 

하지만 현재 국토교통부도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상임위 위원이 대표입법 발의한 법안이어서 난감하기는 마찬가지다.

 

국토부 남영우 국토정보정책관은 “24일까지 협단체와 유관기관들의 의견을 취합해 냉정하고 합리적인 판단을 하겠다”는 입장만 밝힌 상태다.

 

국토부 직원들의 정서를 봤을 때는 국토부 위수탁 산하기관이 정부 입법발의가 아닌 의원 입법발의로 개별법을 추진했다는 점에서 상당한 부담감과 적지 않은 반발 기류가 포착된다.

 

현재 한국국토정보공사 김정렬 사장이 국토부 1차관을 역임한 과거 상급자이었다는 사실도 결코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어서 압박감이 클 것이라는 주변 관측이다.

 

공무원 조직의 상명하복이라는 생리적 구조 역시 무시할 수 없는데 공교롭게도 한국국토정보공사법안이 발의된 지난달 29일 국토정보정책과에서 인사, 예결산, R&D, LX지도감독 업무를 맡았던 사무관과 국가공간정보기본법 운영 및 제도 개선, 국가공간정보정책 시행계획 수립 업무를 맡았던 사무관이 공간정보제도과와 공간정보진흥과로 각각 전보발령됐다.

 

공간정보산업협회 김석종 회장은 “지금도 국토정보공사 업무가 엄청 많아서 지적측량을 하는데 한 달여 걸린다”며 “자기 일도 제대로 못하면서 민간에 시장도 개방하지 않은 채 공간정보 구축까지 하겠다고 나서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지적측량업무량은 과거 하루에 5개 정도 였으나 요즘 2~3건만 소화하고 있어 대국민 서비스 품질에 문제가 생겼다는 주장이다.

 

김 회장은 “지금 코로나19 여파로 민간시장은 일이 없어 어려움이 큰데 LX몸짓만 커지는 것은 좋지 않다”면서 “같이 경쟁하면서 업역을 발전시켜야 하는데 그렇지 않으면 민간기업은 하청 업체로 남을 수 없게 된다”고 강조했다.

 

공간정보산업협회는 회원사들의 의견을 수렴해 협회 입장을 정리한 후 언론과 국회에 공유할 계획으로 연관 산업과 연계해 국민청원운동까지 전개하는 방안도 구상 중이다.

 

▲ 한국공간정보산업협동조합 박경열 이사장  © 국토매일

한국공간정보산업협동조합 역시 한국국토정보공사법안에 반대하는 입장으로 의견이 취합된 것으로 보인다.

 

조합 박경열 이사장은 지난 18일 조합 사무실에서 이사회를 열어 한국국토정보공사법안에 대한 조합원 의견 수렴을 긴급 안건으로 상정해 이사진들의 의견을 취합했다.

 

박 이사장은 “큰 틀에서 보면 조합사들은 대체적으로 부정적인 시각”이라면서 “상생을 원칙으로 (공사를) 큰 집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공간정보산업의 리딩컴퍼니로 자리잡기를 바라는 마음”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재작년 튀니지, 탄자니아 등 관련 업계의 해외진출 확대를 위해 지원사업을 했던 기억이 있다. 그런 일들이 공사의 역할이고 상생의 길이 아닐까 생각한다”며 “LX가 시작한 일이니 대응책을 마련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하편은 이어 23일 보도할 예정으로 유관기관 및 민간 실무자들의 목소리와 시각을 중심으로 보도합니다>

김영도 기자의 다른기사보기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band naver 텔레그램 URL복사

한국국토정보공사법안,공간정보산업,공간정보산업협회,한국공간정보산업협동조합, 관련기사

URL 복사
x

PC버전 맨위로 갱신

Copyright ⓒ pmnews.co.kr.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