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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특집-철도신호] ①노후화된 외산 ATP 개량, 국내기술로 포문연다
철도공단, 올해 경부선 노후 ATP 개량사업 시행...계전기·집중식으로 전환
선로변제어장치·발리스 등 핵심 기술 국산화...유지·보수비용 절감 기대
박재민 기자   |   2021-03-26

= 편집자주 : 열차의 속도를 제어하고 안전거리를 확보해 충돌을 예방하는 열차제어시스템. 열차 안전의 핵심적 역할을 담당하지만 그동안 외산 기술·제품에 의존해 이례상황 발생 시 즉각적인 대응에 한계가 있어 철도 안전 확보에도 걸림돌이 되어왔다. 본지는 '철도신호안전특집'을 마련해 3회에 걸쳐 노후 열차제어시스템 개량사업 및 스마트 철도기술로 주목받고 있는 KTCS-1·2·3·M 및 열차자율주행기술 등 국내 철도신호시스템의 개발 현황을 점검하고, 향후 연구방향을 진단하고자 한다. =

 

[국토매일=박재민 기자] 외산 기술에 의존했던 열차제어시스템의 국산화가 결실을 거두면서 차세대 한국형 열차제어시스템 개발뿐만 아니라 기존 열차제어시스템(ATP) 개량사업에서도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 국내 운행선에서 사용 중인 열차제어시스템은 일반·광역철도에 적용된 ATC(Automatic Train Stop), 경부·호남·경춘선 등 주요 간선망 및 고속화 노선에는 ATP(Automatic Train Protection), 경부·호남고속선에는 ATC(Automatic Train Control)와 전동차용 ATC 및 CBTC(Communications Based Train Control)가 설치·운용되고 있다.

 

지난 2003년 당시 철도청이 국내에 도입하기 시작한 ATP(Automatic Train Protection)방식의 열차제어시스템은 유럽의 표준열차제어시스템인 ETCS-1(European Train Control System Level1)을 모델로 하고 있으며, 선행열차의 위치에 따라 속도·선로정보를 수신, 속도 프로파일을 자동 계산해, 열차가 허용속도로 운행할 수 있다.

 

도시철도에서 사용하는 ATC(Automatic Train Control)방식의 열차제어시스템이 지상장치에서 차상장치로만 송신이 가능한 단방향 통신방식이라면 ATP는 지-차상 간 양방향으로 통신을 하고, 열차제어정보를 제공받아 허용속도 등을 계산하기 때문에 고밀화된 운전계획을 세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국내 주요 간선철도망에 ATP방식의 열차제어시스템을 도입한지 10년이 지나면서 노후화된 장비를 교체해야하는 시기가 도래하고 있다. 관련 기관 및 업계에서도 '평균 10~15년 정도의 주기로 신호시스템을 개량을 해야한다'고 말한다. 

 

국가철도공단(이하 철도공단)도 열차 운행에 있어 안전을 담보하는 신호제어시스템의 중요성을 고려헤 지난 2018년 호남선 흑석리-광주송정간(167km) 지상 ATP장치 개량사업에 들어간데 이어 올해부터는 본격적으로 경부선의 노후 열차제어시스템 개량사업에 착수했다.

 

▲ 신우이엔지에서 개발한 ATP 발리스. 신우이엔지는 이번 ATP 개량사업에 참여하는 기업 중 한 곳이다. (사진=신우이엔지 제공)  © 국토매일

 

◆ 철도공단, 호남선 이어 경부선 ATP 개량사업 착수

 

현재 국내에서 지상 ATP 장치 제조 기술 및 납품 실적을 보유하고 있는 업체는 대아티아이·서우건설산업·신우이엔지(가나다 순) 등 3곳이다.

 

철도공단이 지난해 11월 전자조달시스템을 통해 입찰을 낸 ▲광주선 동송정-광주 ▲경전선 동송정-광주송정 ▲북송정삼각선 등 약 15.6km 구간의 ‘열차제어시스템(ATP) 개량제조설치’ 사업에도 3개 업체가 참여했다. 이 사업은 신우이엔지가 최종 낙찰을 받았다.

 

이어 철도공단은 지난 1월부터 경부선 부산-신동 구간 ‘ATP 개량사업’을 총 8개 공구로 분리·발주하고 있다. 이 중 청도-밀양 및 밀양-삼랑진 구간은 신우이엔지가, 삼랑진-구포 및 구포-부산 구간은 대아티아이가 각각 수주했다. 8개 공구 중 신동-대구, 대구-가천, 가천-삼성, 삼성-청도 등 남은 4개 공구도 지난 25일부터 입찰에 들어갔다.

 

철도공단측은 "철도시설 개량투자계획(2018-2022)에 따라 지난 2011년 설치된 열차제어시스템의 노후도를 감안해 개량사업에 들어간다"며 "이번 사업은 오는 2022년 12월까지 완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금까지의 ATP 운영경험이 축적돼 비효율적인 필요한 부분을 보완할 수 있고, 일부 업체에선 국산 기술을 보유하는 등 기술 수준도 높아졌다"며 "국내 기술로 유지·관리의 효율성을 높이고 시공 비용은 줄이면서 열차 운행의 안전성도 확보하도록 개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ATP 개량 방식 구성안 (上 (현행) 램프식, 下 (변경) 계전기식, 자료=국가철도공단 제공)  © 국토매일

 

◆ ATP, 계전기식으로 구축, 역구내는 집중형 LEU 배치

 

이번 ATP 개량사업을 추진함에 있어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기존에 설치된 선로변제어장치(Line-side Electronic Unit, 이하 LEU) 및 지상정보장치(Balise, 이하 발리스)등 지상 ATP장치 배치·구성 방식을 바꾸는 것이다. 

 

철도공단은 개량사업을 시행하면서 램프식은 계전기 방식으로, 역 구내에 설치된 분산형 ATP 장치는 신호계전기 실내에 집중형으로 새롭게 구축하기로 했다.

 

신호기에 신호를 현시하기 위해서는 전류를 흘려 보내줘야 한다. 램프식은 녹·적·청색 등 각 신호기를 켤 때 흐르는 각 전류를 LEU가 검지한 후 이를 차량에 정보를 보내는 지상정보장치인 가변발리스로 전송하는 방식이다. 

 

반면 계전기식은 신호기를 작동시키기 위해 신호를 제어하는 계전기가 가지고 있는 시퀀스(조건) 자체를 LEU가 바로 읽어들이는 방식이다. 계전기식은 램프식에 비해 회로구조가 단순해 설치가 용이하고, 무엇보다 'on-off 시퀀스'를 확실하게 검지할 수 있어 안정성도 높다는 것이 철도공단 관계자의 설명이다.     

 

▲ ATP 개량 방식 구성안(上 (현행) 분산식, 下 (변경) 집중식, 자료=국가철도공단 제공)  © 국토매일

 

선로뿐만 아니라 역 구내에서도 지금까지는 각 LEU에서 시퀀스를 받아 이를 발리스에 전달하는 분산형 구조였다. 수많은 신호기가 밀집해 있는 역 구내에서 분산형 구조로 설치하면 비효율적일 뿐만 아니라 유지관리에도 어려움이 따를 수 밖에 없다.

 

철도공단은 이번에 ATP개량사업을 실시하면서 역 구내에 분산돼 있던 LEU 등 제어장치를 신호기계실 내에 집중 배치하기로 했다. 

 

이번 개량사업에 참여하는 신우이엔지 관계자는 “현재 집중식 배치는 열차제어시스템 기술 트렌드”라며 “역 구내에 분산된 ATP 기기를 신호계전기실에 집중 설치하면 전체적으로 관리할 수 있고, 이를 통해 역 구내 ATP 유지보수도 용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 발리스·LEU 등 ATP 핵심기술 국산화, 유지·관리비용↓ 안정성↑

 

노후 열차제어시스템 개량사업에 있어서 또 한가지 주목할 점은 외산 기술에 의존했던 ATP 장치를 국산화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고속철도 열차제어시스템은 프랑스 알스톰(Alstom)과 안살도(Ansaldo) 기술을 도입·운용했고, 일반철도는 캐나다 봄바르디어(Bombardier)와 프랑스 탈레스(Thales)기술을 주로 사용해왔다. 일각에서는 한국의 철도신호시스템은 '외산 전시장'이라는 자조섞인 목소리까지 흘러나왔다. 국토교통부(이하 국토부)를 비롯한 산하기관 등에서 '철도신호 국산화'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기 시작한 이유이기도 하다.

 

ATP의 경우 발리스는 신우이엔지가 독자 개발해 지난 2013년 4월 SIL4를 인증받았다. 

 

이와 함께 지난해 2월에는 국토교통부의 '철도용품 국제인증취득 사업'의 첫 성과로 신우이엔지가 개발한 LEU도 SIL 인증을 받는데 성공했다. 여기에 궤도회로기능감시장치(LEU고장감시)는 신우이엔지가, ATP 관련 '전기설비기술지원시스템'은 세화가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신우이엔지 관계자는 "2018년 기준으로 국내 LEU 시장 규모는 연간 200억 원 수준인데, 국산 LEU는 외산 대비 1대 당 1000만원(집중형)-2000만원(분산형) 가량 저렴하다"며 "신호제어시스템은 철도안전에 있어 핵심적인 장치인데, 국산 기술·제품을 쓰면 이례상황이 발생했을 경우 즉각 대응이 가능하고, 시공 및 유지·보수 비용도 절감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한 기관 관계자는 "철도공단이 경부·호남선 등에 설치된 노후 ATP 개량사업에 들어가면서 각종 장치의 배치 및 구조를 효율적으로 바꿀 수 있는 것도 기술의 국산화가 이뤄졌기 때문"이라면서 "순차적으로 노후화된 열차제어시스템 개량을 마치게 되면 국산 제품으로 보다 안정적인 운용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철도공단은 차세대 무선통신기반 열차제어시스템인 KTCS-2 시범사업과는 별개로 열차 운행 안전성 확보를 위해 노후 ATP개량사업을 지속 추진할 계획이다. 

 

다만, 지금까지 시스템을 일괄적으로 교체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각 장치별로 세부적으로 성능 등을 평가해 필요한 효율적으로 개량사업을 추진해나가겠다는 방침이다.

 

김동철 철도공단 시스템개량TF처장은 "올해 안에 열차제어시스템 등 개량계획을 수정·보완해 개량이 필요한 장치에 한해 부분적으로 적기에 교체할 수 있는 최적의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이번 ATP개량사업뿐만 아니라 전차선·전력 등 기존선 개량사업 모두 열차 미운행 시간인 야간에 3-4시간 사이에 작업이 집중적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시간이 많이 소요되고 위험도도 높다"며 "품질확보에도 만전을 기하면서 안전하게 사업을 마무리 짓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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